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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성] 이야기 부족한 축구

 

 

꽤나 공감되는 재미있는 칼럼이다.

 

사실 K리그에 관중이 몰리지 않는 이유를 우리는 경기력에서 찾으려고 한다.

경기가 재미 없는데 관중이 올리가 없다고 얘기하는데,

사실 이건 한번도 경기장을 찾아보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왜냐하면, 주말 아침에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공 차는 조기 축구 경기만 보더라도

그렇게 치열하고 재미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장을 찾으면 그 박진감과 스피드에 '와, 이게 축구구나.'라고 느낄 것이다.

그러니까 TV로 보는 것과 직관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니들이 일단 한번 와서 직접 봐'라고 말할 수도 없다.

TV로 봐서는 패스가 3번 이상 이어지지도 않는 그 재미없는 축구가

실제로 경기장에 갔다고 갑자기 재미있어질거라는 믿음도 없을 뿐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서 경기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경기장을 찾는 것부터가 뭔가 잘못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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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스포츠 채널에서 주말마다 EPL 경기를 보여주는데,

사실 빅클럽이 아닌 이상, 그들의 경기도 지루하고 재미없는 경기들이 많다.

심지어 빅클럽들과의 경기도 따분해서 채널을 돌리게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중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팀의 역사와 그 과정에서의 추억이 담겨져있고,

그 팀의 역사에서 함께 했던 전설적인 선수들도 있었고,

라이벌 팀과의 상대전적과 승패에 따른 수많은 이야기들.

그리고 특정 지역 간의 감정싸움,

수많은 이야기와 하나가 된 팬으로써,

팀을 응원하기 위해 직접 경기장을 찾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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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우리팀이 축구를 잘해서가 아니라

우리팀을 응원하기 위해서 경기장을 찾는 것이다.

즉, 화끈한 공격축구라던가 화려한 패스를 자랑하는 팀이 아니더라도,

그냥 소속감을 가진 팀만 있으면 경기장을 찾게 되는 것이다.

K리그에는 그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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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건 선수나 팬들이 할 일은 아니다.

구단 마케터들이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축구장을 찾아본지가 10년은 넘은 것 같다.

아들놈도 이제 꽤 컸는데, 한번쯤 직관하러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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